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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후보도자료] 서울시장에 의한 위력 성폭력 사건 2차 기자회견
작성자 운영자 (Date : 2020.07.27 / hit : 20)
한국성폭력상담소 · 한국여성의전화
 서울시장에 의한 위력 성폭력 사건 2차 기자회견
"그 어떤 편견도 없이, 합리적 절차에 따라"
 
제공일 : 2020. 07. 22 (수)    ㅣ    제공자 :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의전화
문의 : 한국성폭력상담소(02-338-2890~2), 한국여성의전화 (02-3156-5400)
 
※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의전화, 피해자 변호인 모두 이하 제공된 보도자료 외 개별 인터뷰는 진행하지 않습니다. 인터뷰 방침이 변경되는 경우 따로 안내될 예정이니 참조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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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 순서 및 내용
  사회 고미경(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
 
1. 기자회견 배경 및 경과보고
  _ 위력에 의한 성추행 신고부터 구조적 성차별까지
 고미경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
2. 법적 진행 상황 및 의미
  _ “공정하고 평등한 법의 보호를 받고 싶었습니다”
 김재련 (피해자변호사, 법무법인 온·세상)
3. 고소의 보호 및 피고소인 전달 문제 
  _ ”국가시스템을 믿고 위력 성폭력 고소할 수 있습니까”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소장)
4. 피해자 및 조력자에 대한 2차 피해 문제 
  _ 무엇도 ‘진실’을 왜곡할 수는 없다
 송란희 (한국여성의전화 사무처장)
5. 진상규명의 방향과 책임 
  _ 서울시는 책임의 주체, 조사의 주체 아니다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
6. 피해자 글 대독 
  _ “그 어떠한 편견도 없이, 합리적 절차에 따라”
 
7. 질의응답
■ 기자회견 배경 및 경과보고 _ 위력에 의한 성추행 신고부터 구조적 성차별까지 
사회: 고미경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

안녕하십니까? 함께 해주신 기자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공간이 협소하여 사전신청을 요청했던 점도 양해의 말씀을 드리며 너른 이해를 부탁드립니다. ‘서울시장에 의한 위력 성폭력 사건 2차 기자회견’을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사회를 맡은 저는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 고미경입니다.  

그동안의 침묵을 깨고 자신의 피해를 고소했던 피해자에게는 두 주간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짧지 않은 시간이었습니다. 어떤 마음으로 고소했고, 어떤 문제해결을 바랬는지,  또 유래 없이 펼쳐진 시간들 사이에서 어떠한 심정으로 하루하루를 살아내고 있는지 1차 기자회견에서 피해자의 목소리를 대독했습니다. 그 목소리가 많은 분들께 가닿았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피해자 지원단체와 피해자 변호사는 지난 월요일 7/13일 1차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우리 사회가 피해자에게 연대해야 하며, 고위 공직자 성폭력 문제 해결 역량을 모두 끌어모아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이었습니다. 그 후 일주일이 흘렀습니다. 그간의 경과를 간단히 말씀드리겠습니다.  

7/13(월)  서울시장에 의한 위력 성추행 사건 기자회견 “그저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을 꿈꿉니다”  
7/14(화)  2차 가해에 대한 피해자 1차 조사 
7/16(목)  2차 가해에 대한 피해자 2차 조사  
7/16(목)  2차 입장문 발표 :  <서울시 진상규명 조사단 발표에 대한 입장>   
          ‘그 분’의 기분을 좋게 만드는 것이 ‘그 분들’의 이익이었다” 
7/20(월) 제 3자 고발에 의한 강제추행 방조에 대한 피해자 조사 
7/21(화) 2차 가해에 대한 피해자 3차 조사   
7/22(수) 서울시장에 의한 위력 성폭력 사건 2차 기자회견 “그 어떤 편견도 없이, 합리적 절차에 따라” 

지난 1-2주 사이 우리 사회는 무겁고도 중요한 문제들을 직면했고, 변화들도 있었습니다.  
- 피해자가 겪은 사건이 일상화된 성차별의 구조 속에서 일어난 문제임을 드러냈습니다.  
- 서울시는 진상조사단 운영을 발표했습니다 
- 수사기관에서는 수사를 이어가거나 새로 시작했습니다 
- 피해자에 대한 ‘피해호소인’이라는 명명이 있었고, 이에 대한 비판과 논쟁이 일어나  
  다시 ‘피해자’ 명칭이 돌아왔습니다. 정부 등에서는 피해자를 공식호칭으로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피해자에 대한 명칭은 피해자의 법 제도상 절차적 권리와도 같습니다 
- 정당 등은 사과를 발표했지만 별다른 대책은 없다는 비판, 변화가 필요하다는 요청이 많이 생겨났습니다 
- 언론 중 사실과 다른 보도에 대해 모니터링하여 정정을 요청했고 정정보도가 이루어지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수많은 사람들이 <피해자에게 연대하기>를 시작했습니다. 피해자의 입장, 피해자의 곁에 서는 것은 명확해 보이지만 매우 어렵고, 어려워 보이지만 또 분명히 할 수 있는 실천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해자의 위치에 서서 현재 상황을 읽고 앞으로의 과제를 함께 풀어가고자 하는 많은 분들의 행동에 감사와 연대의 마음을 전합니다.  

오늘 기자회견은 현재 논의되고 있는 쟁점에 대해서 몇 가지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 서울시 진상규명 합동조사단 조사위원 추천요청에 공개답변
- 향후 방향에 대한 피해자지원단체와 변호인의 입장 
- 현재 수사 등 법적진행상황 및 의미  
- 2차 피해의 실상과 우리의 요구  
- 피해자의 글 대독
- 질의응답 
이 순서로  11시 45분까지 진행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피해자에게 도착한 어느 여성 시민의 연대의 메세지를 대독하며 경과보고를 마치겠습니다. 

 “용기를 내주신 당신을 흔드는 수많은 시도들이 무엇을 목표로 하는지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성범죄 피해에서 용기를 내면 어떻게 되는지, 어떤 시선과 공격을 견뎌야 하는지 보여주면서 살아남은 다른 여자들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지요.  

그래서 저는 당신과 끝없이 연대하고 이 사건을 끝까지 지켜보고, 마음으로 함께할 것입니다. 나중에 올 모든 여자들이 당신에게 빚을 지고 있다는 걸 말해주고 싶어요. 눈감고 싶은 순간을 견디고 용기를 택한 당신 덕분에 세상이 바뀌는 중입니다. 당신을 둘러싼 악의적 여론을 통해 피해자를 포함한 세상의 절반을 길들이려는 시도, 그걸 눈감지 않는 것은, 이게 우리 모두의 싸움이기 때문입니다.  

돌이킬 수 없는 상처 속에서도 미래를 만들 수 있게 함께하고 싶어요. 언제나 당신 자신을 가장 많이 아끼고, 무엇도 후회하지 않아달라고 부탁합니다. 함께 견뎌요!”   
 
 법적 진행 상황 및 의미 _ “공정하고 평등한 법의 보호를 받고 싶었습니다” 
 김재련 (피해자변호사, 법무법인 온·세상)
  
 피해자는 7월 13일 기자회견을 통해 “거대한 권력 앞에서 힘없고 약한 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공정하고 평등한 법의 보호를 받고 싶었습니다. 안전한 법정에서 그분을 향해 이러지 말라고 소리 지르고 싶었습니다. 법치국가, 대한민국에서 법의 심판을 받고, 인간적인 사과를 받고 싶었습니다.“ 라고 말했습니다.  

피해자가 7월 8일 최초 고소한 사건에 대해 일각에서는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될 것이라고 말했지만, 피해자 지원단체와 법률대리인은 1차 기자회견과 2차 보도자료를 통해 경찰이 실체적 진실을 위해 수사를 더 지속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피해자는 현재 2차 피해 관련 사항을 추가 고소하여 진행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방조 등의 고발 건에 대해 수사를 하고 있다고 언론보도를 통해 밝혔습니다. 또한 고소사실이 피고소인에게 전달된 경위 등에 대한 수사도 진행되고 있는 것을 압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법적 상황과 의미를 말씀드리겠습니다.      
 
○ 현재 진행 중인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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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추행 등 최초 고소사건 
   * 증거조사단계 
   * 쟁점 
 - 강제추행 판단기준 
  : 물리적 폭행, 협박이 없어도 피해자 의사에 반하는 추행은 강제추행으로 처벌하고 있음) 
 - 참고 판례 
  : 2020.5.14.선고 2019도9872 대법원 판례: 성폭력특례법(업무상 위력추행) 위반으로 고소된 사건 유죄취지 파기환송 
 ⇨ 중소기업 과장이 신입사원에게 평소 컴퓨터로 음란물 보여주고, 성적인 농담 하고, ‘볼이 발그레 부끄한게 이 화장 마음에 든다’라고 하거나 피해자 머리카락 끝을 손가락으로 비비며 ‘여기를 만져도 느낌이 오느냐”고 묻는 등 추행했고, 피해자가 거부감 표시했는데도 달라지지 않아 사직한 사안 
 ⇨ 1, 2심은 위계질서 강하지 않다는 이유로 위력추행 무죄판결, 대법원은 피고인의 행위는 피해자 의사에 반해 성적 자유를 침해한 추행이 맞다면서 “ 피고인의 계속적 성희롱적 언동을 평소 수치스럽게 생각하여 오던 피해자에 대해 피고인이 그 의사에 반하는 추행 행위를 한 것은 20대 중반 미혼여성인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할 뿐 아니라 일반인 입장에서도 도덕적 비난을 넘어 추행 행위라 평가할 만 하다, 나아가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 추행 행위의 행태나 당시의 경위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업무, 고용이나 그 밖의 관계로 인하여 자기의 보호, 감독을 받는 사람에 대하여 위력으로 추행하였다고 충분히 인정할 수 있을 것이다”라며 유죄취지로 파기함. 

- 본 사건에서의 의미 : 피해자 의사에 반하는 신체적 접촉, 언어적 성적 괴롭힘 지속되었고, 피해자는 인사이동 시기마다 부서이동을 요청하고 상사, 인사담당자에게 고충 호소한 바, 최근 대법원 판례에 비추어 보더라도 본 사건은 업무상 위력추행에 해당함이 명백함.


○ 강제추행 방조 고발사건 
   * 고발인 조사, 관련인들 조사, 피해자 진술조사 
   * 방조: 정범의 실행행위를 용이하게 하는 직간접의 모든 행위 / 방조는 유형적 물리적 방조 뿐 아니라 정범에게 범행 결의를 강화하도록 하는 것과 같은 무형적, 정신적 방조행위까지도 이에 해당함. 
   * 쟁점: 추행의 범행사실 알면서도 범행을 용이하게 하였는가? 
  •  피해자가 성고충을 인사 담당자에게 언급하기도 하였고, 직장동료에게 불편한 내용의 텔레그램 문자 보여주고, 속옷사진 보여주는 등의 고충을 호소하였으나, “남은 30년 공무원 생활 편하게 하도록 해 줄테니 다시 비서로 와달라”, “몰라서 그래....”, “예뻐서 그랬겠지”, “(인사이동관련) 시장에게 직접 허락받아라”, 
  •  성고충, 인사고충을 호소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피해자 전보조치를 취하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은 점, 성적 괴롭힘을 방지하기 위한 적극적 조치 취하지 않은 점, 피해자에게 시장에게 인사이동 관련 직접 허락을 받으라며 책임을 회피하고, 피해자가 계속 근무하도록 함으로써 결과적으로 피해자가 계속적으로 추행의 피해에 노출되도록 한 점 등이 인정된다면 추행방조혐의 인정 가능할 것으로 판단함.

○ 2차 피해 관련 추가고소사건 
 
마지막으로 ‘증거를 더 공개할 계획이 있는가’, ‘증거를 공개해야 피해자가 덜 공격받을 수 있다’ 등의 일부 말씀이 있는 것으로 압니다. 그러나 피해자의 증거 자료는 수사기관에 제출하였습니다. 추가로 확보되는 자료가 있을 경우 그 역시 마찬가지로 수사기관에 제출될 예정입니다.  
피해자가 구체적인 피해를 말하면 그것을 이유로, 피해자가 구체적인 내역을 제시하지 않으면 그것을 이유로 피해자를 비난하고 공격하는 것은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피해자에 대한 책임전가이자 2차 피해가 될 수 있음을 말씀드리겠습니다.    
 
 고소의 보호 및 피고소인 전달 문제 _ ”국가시스템을 믿고 위력 성폭력 고소할 수 있습니까”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소장)   
 
지난 기자회견에서 “고소와 동시에 피고소인에게 수사상황이 전달”된 문제에 대해 이야기 했습니다. 시장이었던 피고소인에게 본격적인 수사가 시작되기도 전에 증거인멸의 기회가 주어졌고, 피해자가 수사기관에 자신의 피해를 의뢰하고, 수사과정과 재판에서 진술할 권리, 공적 사법판단 및 처벌 과정을 통해 분노하고 용서하고 회복될 기회가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선출직 고위공직자, 경제적, 사회적 정치적으로 종합적인 권세를 지닌 정치인에 의한 사건에서 피해자가 신고나 고소가 제대로 접수될 수 있을까? 외압없이 진행될 수 있을까? 피해자로서 보호받을 수 있을까? 의문과 불안은 이번 사건에서만이 아닙니다.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성폭력 사건의 피해자는 “결심하고 나서도 신고할까 말까 고민하고 망설이던 시간”, “강한 권력에 의해 모든 게 흐지부지 묻혀버리는 건 아닌지”, “변호사와 상담하기 전까지 큰 결단과 용기”가 필요했음을 말한 바 있습니다.  

1차 기자회견 이후 피해자의 고소가 어떤 경로로 피고소인에게 전달되었는지는 규명의 과제가 되었습니다. 
이 과제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짚어야 할 몇 가지 지점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 피해자는 어떻게 고소를 결심하고 고소의사를 유지했는가 
피해자는 시장에 의한 위력 성추행 등 피해를 꺼내야만 하는, 분노가 매우 높은 심리상태에서 법률상담을 권유받음. 피해자는 해당 고소가 묻혀버리지 않을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 법률가를 찾았고, 찾아가려고 한 변호사에 대한 인터넷 댓글까지 모두 읽음. 피해자 변호사는 사건을 법적으로 검토한 후 피해자와 협의후 무료법률구조 결정, 피해자 지원 여성단체에 도움 청함. 피해자 면담과 자료 확인 후 피해자 지원을 결정하는 절차상 여성단체는 피해자, 피해자 변호사와의 첫 면담 약속만을 7월 8일 잡음. 피해자와 피해자 변호사가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하고 조사를 마친 새벽 후 7월 9일 아침, 피해자 지원단체는 처음 피해자와 면담하고, 고소장을 처음 확인하고, 피해자 지원 계획을 논의한 후 실행함. 이후 피해자 지원단체, 피해자 변호사, 피해자, 피해자 가족은 상담하고 함께 논의하고 있음  

  고위공직자 사건에서 피해자의 고소, 진술, 자료 보호 방안 필요 : ‘청와대 보고’에 대해 
이번 사건에서 경찰과 청와대는 모두 고소사실 유출을 부인함. 그런데 경찰청장 후보 청문회를 통해 경찰은 피해자가 고소해 조사를 받는 당일, 청와대 국정상황실에 이를 보고했다고 밝힘. 보고 근거 규정은 대통령비서실 훈령임. 이는 앞으로 고위직에 의한 성폭력을 신고해야 할 피해자들에게는 매우 우려되는 내용임. 경찰은 훈령에 의해 청와대에 보고하지만, 청와대는 알게 된 사실을 유출하지 않았다고 말할 때 이 과정을 규명할 수 있는 피해자는 사실상 없음. 그렇다면 추가로 진행하고 있는 피해자 진술이나 제출 자료, 추가 고소도 현재 청와대에 보고되고 있는가 질문하게 됨. 구체적인 보고방식, 보고내용, 보고대상의 안내가 필요하며, 고위공직자의 경우 피해자의 고소가 보호되고 피고인에게 일방적으로 전달되지 않을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함.  

  피소사실을 알게 된 후 피고소인이 선택한 죽음이라는 초유의 상황 
무엇이 언제 어떻게 알려졌는지 조사가 진행되고 있음. 박 전 시장은 법률가였고, 대권 주자였음. 구체적인 고소 죄명의 명확한 확인없이 피소가능성이나 피소 여부만으로 초유의 선택을 했을 것이라고 쉽게 납득되지 않음. 피해자 측의 고소죄명이 명시된 고소장 제출 이후, 박 전 시장의 연락 내역 등은 중요한 확인대상임.   
 
 
 피해자 및 조력자에 대한 2차 피해 문제 _ 무엇도 ‘진실’을 왜곡할 수는 없다 
 송란희 (한국여성의전화 사무처장)   
 
그간 우리 사회는 성폭력에 대한 말하기를 염두에도 못 두게 하거나, 멈추게 하기 위해 자행된 수많은 2차 피해를 야기하는 행위와 싸워왔습니다. 피해자의 말을 왜곡 없이 잘 듣는 것, 여기에서 문제 해결이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그리하여 2018#미투운동이 들불같이 퍼질 때,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우리 사회가 이전보다 피해자의 말을 잘 들을 준비가 되었기 때문이라고 진단하기도 했습니다. #미투운동의 힘으로 2018년 말 2차 피해 방지를 위한 국가와 지자체의 책무를 담은 여성폭력방지기본법이 제정되기도 했습니다.
 
여성폭력방지기본법은 2차 피해를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습니다. 첫째, 수사·재판·보호·진료·언론보도 등 여성폭력 사건처리 및 회복의 전 과정에서 입는 정신적·신체적·경제적 피해, 둘째, 집단 따돌림, 폭행 또는 폭언, 그 밖에 정신적·신체적 손상을 가져오는 행위로 인한 피해(정보통신망을 이용한 행위로 인한 피해 포함), 셋째, 사용자로부터 폭력 피해 신고 등을 이유로 입은 각종 불이익조치.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박원순 전 시장 사망 이후 법률에서 나열한 2차 피해가 한꺼번에 발생하는 상황을 목도했습니다. 2차 피해에 대해서 짚는 것은 성폭력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향해, 책임을 밝히는 과정을 위해, 재발 방지를 설계하기 위해 현재 상황에서 꼭 필요한 것입니다. 2차 피해 문제가 중요하게 인지될 때, 이에 대한 대책이 구체적으로 마련되고 경감될 때 우리는 진상의 규명과 향후 과제를 향해 나아갈 수 있습니다.
 
먼저, 서울시와 관련해 발생한 2차 피해입니다.
 
첫째, 기관장으로 치러진 장례에 대해 말씀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고인이 성추행으로 피소된 것은 명백한 사실인데, 사건에 대한 명확한 실체가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수십만 명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대규모의 장례위원이 주도하는 기관장으로 치러진 장례는 피해자에게 피고소인의 위력을 다시 한번 확인시킴으로써 피해자를 위축시켰습니다.
둘째, 역대 비서실장들은 "시장실에서 근무하는 동안 시장과 고소인 사이에 이상한 낌새를 감지하지 못했다"고 입을 모았다고 합니다. 비서실장은 비서실 직원들을 관리, 감독할 책임이 있는 사람입니다. 정말 낌새를 감지하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비서실의 책임자로서 직원에게 4년간 지속된 성적 괴롭힘을 몰랐다는 것은 문제입니다. 또한 피해자가 고소를 통해 정당한 사법 절차를 밟고 있는 상황에서 섣불리 몰랐다고 얘기하는 것은 책임을 회피하고, 아직 다 말해지지 못한 피해자의 진술을 미리 부정하겠다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셋째, 지금 피해자에게 가장 고통스러운 것은 피해자와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의 댓글이 아닙니다. 지난 4년간 헌신적으로 일했던 조직과 이 사건에 대해서 직간접적으로 알고 있었던 20여 명에 달하는 동료들이 이 사건을 은폐, 왜곡, 축소하는 데 가담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서울시 관련자들의 은폐, 왜곡 행태를 지켜보며 더욱 명확해진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본 사건이 박원순 전 시장의 개인적 문제를 넘어 권력에 의해 은폐, 비호, 지속된 조직적 범죄라는 사실입니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피해자와 변호인, 지원단체에 대한 비난과 공격이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4년 동안 침묵하다가 이제야 고소했는가, 여성단체나 변호인이 부추겼다, 죽음에 책임져라, 언론플레이한다, 정치적인 의도가 있다...”
2차 피해와 싸우는 일은 성폭력과 싸우는 일이고, 성폭력과 맞서는 일은 2차 피해에 맞서는 일이었음을 여성폭력 피해 지원 단체들은 지난 30년간 절감해 왔습니다. 피해자에 대한 2차 피해의 반복되는 내용을 보며 수많은 여성시민들이 분노와 좌절을 느끼고 있습니다. 피해자와 변호인, 지원단체에 대한 비난이 왜 문제인지 짚고자 합니다.
 
첫째, 피해자는 소극적, 적극적인 방식을 통해 4년간 꾸준히 이야기해왔고, 부서를 이동시켜줄 것도 여러 차례 요구했습니다. 4년간 그 이야기와 요구를 듣고도 제대로 응답하지 않은 사람들이 있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둘째, 여성단체나 변호인에 의해 부추겨졌다는 것은 피해자를 비자발적이고 수동적인 존재로 치부하는 것으로 이 자체로 피해자의 인격권, 존엄성을 침해하는 행위입니다. 피해자는 변호인에 대한 긍정적, 부정적 요인을 검토하여 변호인을 선택했으며, 단체의 지원 여부도 본인의 의사에 따라 진행되었습니다. 피해자 변호인과 지원단체는 모든 건에 대해서 피해자와 상의하고 있으며, 상의된 범위 내에서 이야기하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셋째, 변호인은 피해자를 대리하는 사람입니다. 변호인에 대한 공격은 곧 피해자에 대한 공격입니다. 변호인에게 피고소인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입니다.
넷째, 피해자는 정당한 사법절차를 통해 피해사실을 인정받고자 했습니다. 그러나 피고소인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사법절차를 제대로 밟기 어려워진 상황에서, 그리고 피해사실이 조직적으로 은폐될 상황에서 피해자는 어떤 방식으로 피해사실을 말하고 인정받을 수 있을까요. 그 절차를 훼손하고자 하는 것이 누구인지 묻지 않은 채 피해자와 지원단체에게 폭로하고, ‘언론플레이한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본질을 호도하는 것입니다. 피해자의 말하기의 통로를 차단하고 언론플레이폭로로 둔갑시킨 것은 누구입니까.
다섯째, 본 단체들이 이 사건을 지원하는 이유는 단순하고 명확합니다. 본 사건의 진실이 규명되어 피해자가 일상으로 안전하게 복귀하는 것, 그리고 본 사건의 제대로 된 해결을 통해 직장 내에서 여성들이 대상화, 도구화되는 것을 방지하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우리가 구축해온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 어떤 비난과 위협이 있다 해도 흔들리지 않을 사실입니다.
 
이 모든 비난이 향하고 있는 것은 단 하나, 피해자와 변호인, 지원단체 흠집내기를 통해 피해자의 입을 막고, 진실을 부정하고, 피고소인과 관련자들을 비호하려는 것입니다.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합니다.
첫째, 서울시 관련자들은 수사와 조사에 성실히 임해야 합니다.
둘째, 수사기관은 관련자들을 제대로 수사하고, 책임 있는 자들에게 응당한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셋째,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여성폭력방지기본법에 의거 2차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구체적인 계획을 제출하고, 집행해야 합니다
 
 진상규명의 방향과 책임 _ 서울시는 책임의 주체, 조사의 주체 아니다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  

7월 13일 피해자 지원단체의 기자회견 이후 서울시는 7월 15일 기자회견을 통해 진상조사단 구성을 발표했습니다. 이에 대해 피해자 지원단체에 네 차례 공문을 보내고 직접 찾아와 전달하면서 답변을 요청했습니다. (1차 공문 민관합동조사단 구성 요청, 2차 공문 합동조사단 구성 재요청, 3차 공문 합동조사단 조사위원 추천 요청, 4차 조사위원 추천 재요청) 
피해자, 피해자 지원단체, 피해자 법률대리인은 논의를 통해 다음과 같이 답변합니다. 서울시는 이 사안에서 책임의 주체이며, 조사의 주체일 수 없습니다 

첫째, 서울시 구성 조사단에게 조사 대상이 되는 서울시 공무원이 명명백백히 사실을 말하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피해자는 4년 넘는 기간 동안 성고충과 전보 요청을 20명 가까이 되는 전현직 비서관 등에게 말했습니다. 그러나 시장을 정점으로 한 업무 체계는 침묵을 유지하게 만드는 위력적 구조였음이 드러났습니다. 이 구조가 바뀔 것인지 확신되지 않은 상황에서 서울시 공무원으로 계속 근무하게 될 직원들이 내부조사에서 진실된 응답을 하기 어렵습니다. 외부인으로 구성된다 하더라도 서울시가 직접 주관, 관리하는 조사라면 그러합니다. 

둘째,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역대 비서실장 등이 최근 언론에 “전혀 몰랐다”는 인터뷰를 했습니다. 이는 사실상 서울시 조사에서 성폭력 발생구조와 책임이 어느 ‘선’ 이하로 다뤄지고 마무리 될 것인지 기관 내부에 암시하고 있습니다. 조사는 성폭력 발생이 제기된 공공기관에서 사건규명과 재발방지 조치의 전 단계로 진행하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사전에 결론이 제시된 셈입니다. 

셋째, 7월 17일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박 전 시장은 7월 9일 “직원과 문자메세지를 주고 받았는데 문제가 생겼다” “감당이 어렵다”는 이야기를 한 것으로 알려집니다. 서울시 직원이 시장에 의한 성폭력을 어떤 형태로든 문제제기했음을 시장이 인지했고, 이것을 심각히 여겼다는 사실을 비서실장이 인지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특별시 장이 결정, 진행되었으며 장례위원회는 7월 11일 “고인에 대한 일방적 주장에 불과하거나 확인되지 않은 내용은 명예훼손”이라는 입장을 발표했고, 공동 장례위원장이었던 여당 대표는 성폭력 관련 기자의 질문에 호통으로 응답했습니다. 7월 15일 서울시는 진상조사 계획을 발표하면서도 피해자가 아닌 ‘피해호소직원’으로 명명했습니다. 성폭력 사건 처리 절차가 하나도 지켜지지 않은 셈입니다. 인지 초기 피해자에 대한 보호 등 임시조치는 커녕 피해자에 대한 2차 피해가 크게 확산되었습니다. 시장에 의한 성폭력 문제제기 과정과 그 직후까지도 시장 중심 구조와 체계가 우선이었습니다. 

피해자 지원단체와 피해자 법률대리인은 서울특별시 시장에 의해 발생한 사건에 대해서 서울시 자체 조사가 아니라, 외부 국가기관이 조사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입니다. 경찰의 조사가 지속되고 있으나, ‘공소권 없음’ 이라는 결정과 수사 중단은 언제 어떻게 발생할 지 알 수 없기도 합니다. 또한 기관에서 발생한 성폭력이 발생 구조와 맥락을 떠나 피해자와 가해자 1:1의 문제로만, 사법절차를 통해서만 해결해야 하는 문제로 축소되는 것은 이제까지 개선되어 온 성폭력 문제에 대한 사회적 해결역량과도 맞지 않습니다. 저희는 이번 사건에 대해 공공기관 성희롱 등의 조사 및 구제 기관인 국가인권위원회가 긴급 조치, 직권조사, 진정 조사를 진행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 조사 범위는 발생한 사안, 성희롱 성차별적 업무 환경, 문제제기 및 묵살 과정, 업무상 불이익 조치 등이어야 합니다 
- 서울시 전 현직 관련자를 포함한 조사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 서울시는 국가인권위원회 조사 결과와 권고를 인용하여 징계, 관리감독 책임 수인, 재발방지 조치를 진행해야 합니다. 
- 여성가족부는 국가인권위원회 조사에서 드러난 공공기관에서의 성폭력, 고위 선출직 공무원에 의한 위력 성폭력 사안에 대해 실태를 파악하고 교육의 실효성을 대대적으로 개선하며, 재발 방지를 위해 제도 정책적 노력을 촉구해야 합니다.  

피해자와 지원단체, 피해자 법률대리인은 국가인권위원회 진정조사를 위한 준비를 거쳐 다음 주 경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출할 계획입니다. 독립기구의 조사를 통해, 피해자가 제기한 문제가 제대로 밝혀지고 개선 방향이 권고되기를 바랍니다. 더불어 서울시에서 일해왔고 일해갈 많은 노동자들의 안전하고 평등한 일터를 위한 큰 변화의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피해자 변호사는 이 과정에서 피해자를 변함없이 조력할 것이며, 피해자 지원기관은 과정의 제대로된 설계와 이행을 위해, 여성폭력 대응 전문 기관의 자원과 역량을 살려 끝까지 연대하고자 합니다.  
 
 피해자 글 대독 _ “그 어떠한 편견도 없이, 합리적 절차에 따라” 

증거로 제출했다가 일주일 만에 돌려받은 휴대폰에는 '너는 혼자가 아니야. 내가 힘이 되어줄게'라는 메시지가 많았습니다. 수치스러워서 숨기고 싶고, 굳이 이야기하고 싶지 않은 나의 아픈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 아직 낯설고 미숙합니다. 그럼에도, 오랜 시간 고민하고 선택한 나의 길을 응원해주는 친구가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친구에게 솔직한 감정을 실어 나의 민낯을 보여주는 것, 그리하여 관계에 새로운 연결고리가 생기는 이 과정에 감사하며 행복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문제 인식까지도 오래 걸렸고, 문제 제기까지는 더욱 오래 걸린 사건입니다. 
피해자로서 보호되고 싶었고, 수사 과정에서 법정에서 말하고 싶었습니다.  
이 과정은 끝난 것일까요.  

헌법 제27조 
① 모든 국민은 헌법과 법률이 정한 법관에 의하여 법률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 
⑤ 형사피해자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당해 사건의 재판절차에서 진술할 수 있다. 

헌법 제32조 
③ 근로조건의 기준은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하도록 법률로 정한다. 
④ 여자의 근로는 특별한 보호를 받으며, 고용·임금 및 근로조건에 있어서 부당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 

헌법 제34조 
① 모든 국민은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가진다. 
③ 국가는 여자의 복지와 권익의 향상을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 

저는 기다리겠습니다. 그 어떠한 편견도 없이 적법하고 합리적인 절차에 따라 밝혀지는 과정을. 본질이 아닌 문제에 대해서 논점을 흐리지 않고, 밝혀진 진실에 함께 집중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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