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08(금) 10:00 

- 3.8세계여성의날 116주년 맞이 부산 기자회견 : 어두울수록 빛나는 우리의 연대. 성평등을 향해 전진하라!

- 장소 : 부산광역시청 앞 광장

- 공동주최(부산여성단체연합, 부산성폭력상담소, 부산여성사회교육원, 부산여성의전화, 부산여성회, 부산여성장애인연대, 부산한부모가족센터, 부산여성상담소 피해자보호시설협의회, 여성인권지원센터 살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부산여성가족과평생교육진흥원 연구직지회, 부산여성엄마진보당)

- 행사 흐름

1) 참가자 발언 

① 여성 예산 삭감 등 여성정책 후퇴에 대한 규탄 : (사)부산여성의전화 성가정폭력상담소 활동가 윤슬

② 부산시 산하 기관통폐합으로 인해 성평등추진체계가 무너지고 성평등 정책이 사라지는 등 부산시에 대한 규탄 :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부산여성가족과평생교육진흥원 연구직지회 연구원 임혜정

③ 여가부 폐지 기조를 버리지 않고 성평등민주주의 후퇴시키는 윤정권 규탄 : 부산여성엄마진보당 정책위원장 조영은

2) 선언문 낭독 : 공동주최 단체에서 함께 낭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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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세계여성의날 발언문

 안녕하십니까. 부산여성의전화 성·가정폭력상담소 신입 활동가 윤슬입니다. 오늘 우리는 3·8 세계여성의날을 기념하고자 이 자리에 모이게 되었습니다.

 제 장래 희망은 건강한 비혼 할머니입니다. 허무맹랑하고 당연한 것처럼 들릴 수 있으나, 제게는 너무나 멀고 어렵게만 느껴집니다. 여성이 길에서, 직장에서, 가정에서조차 안전하지 못한 사회에서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연히 살아남았다”라는 말로 현재 한국 여성 인권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1908년 미국 여성 노동자들이 생존권과 참정권을 의미하는 빵과 장미를 요구했을 때와 지금 한국의 현실이 별반 다르지 않다고 느껴집니다.

 부산 돌려차기 사건을 아시나요? 2022년 5월 서면에서 30대 남성이 새벽에 혼자 귀가하던 여성을 뒤따라가 오피스텔 공동 현관에서 발차기로 쓰러뜨린 뒤 CCTV 사각지대에서 성폭행하고 살해하려 한 사건입니다. 가해자는 강간 살인미수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20년형을 확정받고 현재 복역 중에도 피해자에게 보복 협박 발언을 하는 등 반성조차 하고 있지 않습니다.

 피해자는 지난달 28일에 <싸울게요, 안 죽었으니까>라는 책을 출판하였습니다. 범죄 피해자 지원의 허점과 싸운 기록을 담았습니다. 자력구제가 금지된 현대사회에서 피해자가 직접 범죄자를 처벌하거나 강제력을 행사할 수가 없다면, 국가가 범죄자를 처벌하고 피해자를 보호함에 총력을 다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아직 이름 붙여지지 않고, 가시화되지 않은 여성폭력에 대해 세밀한 지원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언제나 이 자리에서 피해자가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게 돕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어느 영화감독의 <무사히 할머니가 될 수 있을까>라는 노래 가사 일부를 읽고 마치겠습니다.

 무사히 할머니가 될 수 있을까. 죽임당하지 않고 죽이지도 않고서. 굶어 죽지도 굶기지도 않으며 사람들 사이에서 살아갈 수 있을까. 나이를 먹는 것은 두렵지 않아. 상냥함을 잃어가는 것이 두려울 뿐. 모두가 다 그렇게 살고 있다고 아무렇지 않게 말하고 싶지는 않아.